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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프게 산다는 건

망상일지 2편: 지하철 손잡이와 나의 불안장애

by 걷어낸구름 2025. 9. 6.

1. 망상의 시초

출근길, 지하철 안. 사람은 많고, 손잡이는 적다.

내 앞에 하나 남은 손잡이. 잡을까 말까. 잡는 순간, 뭔가를 인정하는 기분이 든다.

‘나는 흔들리는 인간이다’라는 걸.


2. 망상 급발진 구간

  • 손잡이: “ 너, 나 안 잡으면 오늘 하루 흔들릴 거야.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 나: “ 잡고 싶은데… 잡으면 뭔가 진 거 같아.”
  • 손잡이: “너, 늘 버티는 척하지만 결국 나 찾잖아.”
  • 나: “아니야. 오늘은 나 자신을 믿을 거야.”
  • 손잡이: “그래, 그렇게 허세 부리다 어제도 허리 삐끗했잖아.”
  • 나: “그건… 우연이었어.”
  • 손잡이: “우연은 반복되면 성격이야. 너, 늘 중심 못 잡지. 그래서 네 인생도 흔들리는 거야.”

3. 망상 착륙지점

결국 손잡이 안 잡고 버팀. 팔에 쥐남. 허리 삐끗.

“내가 손잡이 하나 못 잡는 이유는, 인생 전체가 불안해서다”라는 깨달음과 함께 지하철에서 내리며, 손잡이에게 작게 속삭임.

“내일은 너 잡을게.”


▶ 오늘의 망상 명언

“불안은 손잡이를 잡는 순간보다, 안 잡고 버티는 척할 때 더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