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7도: “알았어”라는 말은 수용일까, 체념일까
“알았어.”“그래, 알았어.”“알았다고 했잖아.” 같은 “알았어”인데, 다르게 들린다. 첫 번째는 수용 같고, 두 번째는 포기 같고, 세 번째는 짜증처럼 느껴진다. “알았어”라는 말은 상대의 말을 받아들이는 말이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을 접는 말이기도 하다. “알았어.” → 순응 “알았다고.” → 짜증 “알았어, 미안.” → 후회 “알았어… 나도 생각해볼게.” → 여지 “알았어, 이제 그만하자.” → 단념 그래서 “알았어”라는 말은 말보다 감정의 흐름이 먼저다. 그 말이 이해의 표현인지, 관계의 끝맺음인지— 그 온도는 말의 속도와 억양이 결정한다. 당신은 오늘, 누군가에게 “알았어”라고 말했나요? 그 말은 진짜 수용이었나요, 아니면 마음을 접기 위한 말이었나요.
2025.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