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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살자, 법률 한 스푼

부모님이 살아생전 물려주신 재산, 상속 분쟁 대상이 될 수 있나요?

by 걷어낸구름 2025. 9. 1.

남 얘기 같지 않은 이야기

“아니, 아버지가 누나 집 사라고 돈 준 건데, 그게 왜 상속 재산이냐고?”

“오빠는 결혼할 때 아파트 받지 않았어? 난 하나도 못 받았는데, 이번에 아버지 돌아가신 재산 똑같이 나누자고?”

“부모님이 살아생전 주신 건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특정 자녀에게만 집을 사주거나 사업 자금을 지원해주는 등 큰 금액을 증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남은 형제자매들이 "나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유산을 둘러싼 치열한 분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과연 부모님에게 미리 받은 재산은 상속에서 제외될까요?

오늘은 부모님의 생전 증여가 상속 재산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실제 법원 판례를 통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률 상식과 권리를 살펴볼게요.


사연의 주인공들

이 사건의 주인공은 3남매 중 첫째인 A씨입니다.

A씨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사업 자금 명목으로 약 5억 원을 증여받았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남은 재산 1억 원을 두고 A씨는 5천만 원, 둘째와 셋째는 각각 2천5백만 원씩 공평하게 나누자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둘째 B씨는 "A씨가 이미 부모님께 받은 5억 원을 포함해서 상속 재산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B씨는 A씨가 받은 돈을 상속분으로 계산하면, 자신은 남은 재산에서 더 많은 몫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사례 참고: 2017년 서울가정법원 2017느단XXXX 판례)


법의 눈으로 본 이 사건

법원은 이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을 'A씨가 부모님께 받은 5억 원이 상속 재산에 포함되는가'로 보았습니다.

  • 특별수익이란?: 법원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5억 원이 민법상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별수익이란 공동 상속인 중 한 사람이 부모님으로부터 생전 증여나 유증(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것)을 통해 미리 받은 재산을 의미합니다.
  • 상속 재산에 포함: 법원은 상속 재산 분할 시, 돌아가신 부모님의 남은 재산뿐만 아니라 각 상속인이 받은 특별수익을 모두 합산하여 계산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부모님이 살아생전 특정 자녀에게 준 특별수익은 상속 재산에 포함해 공평하게 분할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A씨가 받은 5억 원을 합산해 전체 상속 재산을 다시 계산하고 B씨에게 더 많은 몫을 주도록 했습니다.


이제는 알고 있어야 할 현실

  • 부모님께 받은 선물도 '특별수익'이 될 수 있어요: 결혼 비용, 유학 자금, 사업 자금 등 다른 형제자매에게는 없는 특별한 혜택을 받았다면, 그것은 추후 상속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상속 재산 분할의 핵심: 상속 재산은 돌아가신 분이 남긴 재산에 특별수익을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이후 각자의 법정 상속분을 계산하고, 이미 받은 특별수익을 공제하여 최종적으로 받아야 할 몫을 정합니다.

법이 알려주는 현명한 대처법

  • 증여의 증거를 남겨두세요: 미리 재산을 증여받았거나 주었다면, 그 금액과 목적 등을 명확히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상속인은 유언에 귀 기울이기: 부모님이 특별히 원하는 상속 방식이 있다면,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장을 통해 명확히 해두어야 불필요한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기억합시다!

부모님의 사랑은 모두 공평하겠지만, 유산 분배는 냉정하게 법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살아생전 증여는 상속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미리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