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어 포스트 (Korean Post)/알고 살자, 법률 한 스푼

마트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졌다면? '업주의 관리 의무', 어디까지일까?

by 걷어낸구름 2025. 10. 12.

남 얘기 같지 않은 이야기

“비 오는 날 식당에 들어갔는데,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면서 손목이 부러졌어요. 식당 사장님이 ‘비 오는 날이니 어쩔 수 없다’며 치료비도 안 주시네요. 제가 걷다가 부주의해서 넘어진 건가요?”

 

식당, 마트, 카페 등 상점에 들어섰다가 젖은 바닥이나 물건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는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납니다. 피해자는 병원비와 고통에 시달리지만, 업주는 '자연스러운 사고'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이러한 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오늘은 상점 내 미끄러짐 사고에 대한 실제 법원 판례를 통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률 상식과 권리를 살펴볼게요.


사연의 주인공들

이 사건의 주인공은 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A씨입니다. A씨는 신선 코너를 지나가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채소 부스러기를 밟고 미끄러져 넘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A씨는 허리를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A씨는 마트 측에 치료비와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마트 측은 "바닥 관리에 최선을 다했고, A씨의 부주의도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A씨는 마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실제 사례 참고: 2017년 대법원 2017다XXXX 판결)


법의 눈으로 본 이 사건

법원은 이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을 '건물 점유자의 안전관리 의무'로 보았습니다.

  • 공작물 점유자 책임: 민법 제758조에 따르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공작물의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공작물'은 건물, 시설물 등을 포함하며, '점유자'는 건물 소유주나 영업주를 의미합니다.
  • 업주의 과실: 법원은 마트 측이 수시로 바닥 청소 및 점검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떨어진 채소 부스러기를 방치하여 A씨가 넘어지게 만든 것은 명백한 '안전관리 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마트는 고객에게 안전한 쇼핑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A씨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제는 알고 있어야 할 현실

  • '손님의 부주의'가 사고의 원인이 아니에요: 상점 내에서 발생한 사고는 대부분 업주의 관리 소홀이 원인입니다. '주의했어야 한다'는 업주의 말에 속지 마세요.
  • 100% 배상은 어려울 수도: 다만, 피해자에게도 어느 정도의 조심해야 할 의무(주의 의무)가 있다고 보아, 피해자가 조심하지 않은 정도(부주의 정도)에 따라 배상 금액이 일부 감액될 수 있습니다.

법이 알려주는 현명한 대처법

  • 사고 현장 기록하기: 넘어졌다면 당황하지 말고, 즉시 바닥 상태, 경고 표지판 유무 등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하세요.
  • 증인 확보: 주변에 있던 목격자의 연락처를 확보하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 즉시 병원 방문: 사고 직후 병원을 방문해 진단서를 발급받고, 치료 기록을 남겨두세요.

기억합시다!

상점에 입장하는 순간, 당신은 업주의 보호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넘어짐 사고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업주의 관리 소홀로 인한 명백한 법적 책임의 문제입니다.